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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NEWS] [지구촌IN]에콰도르, 베이비박스를 닫을 수 없는 이유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0-03-09   /   Hit. 2807

[앵커]

몇 년째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인 베이비 박스.
답 없는 논쟁 속에 엄격히 금지하지도 제대로 합법화하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는데요.
해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지구촌 인에서 함께 고민해 보시죠.

[리포트]

이제 겨우 13살. 어린 엄마는 친척에게 성폭행을 당해 아기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오히려 어린 소녀를 손가락질했고, 집에서 도망쳐 나와 향한 곳은 고아원의 베이비박스였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베이비박스는 30초 뒤, 자동으로 문이 닫힙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은 혹시 엄마가 다시 찾아올 것에 대비해 3개월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 뒤 입양 과정을 밟습니다.
현재 어린 엄마는 아기와 함께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이곳엔 소녀와 같은 미혼모 등 가족으로부터 도망친 18세 미만의 어린이 44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에와 필라르스카/베이비박스 보육원장 : "대부분 이곳에 머무르는 아이들은 학대, 방치, 유기, 성적 학대를 피해 왔습니다."]

에콰도르 보건부에 따르면 2018년에만 10~14세 사이 어린이 약 3천 명이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유엔 산하기관들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중남미의 15∼19세 여성 천 명당 66.5명이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에콰도르뿐 아니라 대부분 가톨릭을 국교로 하는 중남미 국가에서 낙태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콰도르는 임산부가 사망할 위험이 있는 경우와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인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콰도르 검찰에 따르면 2019년 성폭행으로 실형이 인정된 사건은 14건뿐입니다.
게다가 이중 절반 이상은 근친에 의한 것이었는데요.

[제이미 살바티에라/법률 고문 : "사회문제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개혁이 없다면, 법은 매우 낡고 보수적이게 됩니다."]

합법적 낙태가 어려우니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기들은 대부분 버려지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가톨릭교회의 집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26명의 아기가 유기됐는데요.
태어난 아기와 어린 엄마들을 보호하기 위해 에콰도르 가톨릭교계가 나서 지난해 12월부터 베이비박스를 시작했습니다.

[에와 필라르스카/베이비박스 보육원장 : "보육원에선 어린 시절을 보내는 가정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빼앗긴 어린 시절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죠."]

베이비 박스는 중세 유럽 교회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현재는 에콰도르 외에도 러시아, 독일, 스위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운영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2009년부터 한 목사에 의해 운영돼오고 있습니다.
유엔은 몇 해 전부터 지속해서 세계 각국에 베이비박스를 없애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쉽게 아기를 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영아 유기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그러나 한편에선 베이비박스가 없어지면, 부양 능력이 없는 부모가 아기를 유기하거나 방치해 오히려 아기가 숨지는 경우가 늘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고 있습니다.

여전히 베이비 박스에 대한 논쟁은 뜨겁습니다.
그러나 금지냐 아니냐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답은 아니지 않을까요?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 베이비박스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2020.02.13

출처 : KBS NEWS

원문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8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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