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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베이비박스가 필요없는 나라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0-03-23   /   Hit. 3392

2020년 3월 19일 경기일보 기사입니다.

 

2009년 이종락 목사에서 시작돼 작은 공간 통해 1천600명 들어와
아이 살리려는 제도 취지 저평가 후원·체계적 관리위해 도움 필요



베이비박스(baby box)는 말 그대로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상자로,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우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모들과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2009년 12월 서울 난곡로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이종락 목사가 시작해 10년이 넘게 여러 곳으로 확대돼 실행되고 있다. 베이비박스로 옮겨지는 아이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이는 부모의 손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로 70cm, 높이 60cm, 깊이 45cm인 작은 공간을 통해 벌써 1천6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들어왔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아지고 경기 불황 등으로 후원이 대폭 줄면서 운영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한다. 베이비박스는 정부 지원이 아닌 개인적인 선행에서 시작된 제도이기 때문에 교회에서도 관리비용이 넉넉하지 않다고 한다. 많은 사람의 후원과 기부가 이어지지만 개인이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엔 버겁다. 이러한 상황에 베이비박스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늘고 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들을 너무나도 쉽게, 죄책감 없이 버리는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미혼모 및 아이들을 키우기 버거운 부모들에게 아이들을 버리기 쉽게 유도하는 장치가 아니냐는 의견이다.

베이비박스에도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아이들을 살리려는 제도의 취지와 아이디어는 심하게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우리는 두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바로 부모들의 마음가짐이다. 물론 사고로 아이를 갖게 되거나 원치 않은 아이가 생겼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아이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베이비박스는 늘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돼야 한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방안을 먼저 찾고, 정말 마지막 수단으로 베이비박스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 만약 세상의 모든 미혼모, 아이를 키우지 못하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버리려고 한다면 아이들의 인권이 보장받지 못할 것이고 생명에 대한 가치가 하락할 것이다. 또한 베이비박스는 과부하돼 더는 수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는 바로 정부 지원이다. 이제는 사회의 재앙을 개인이 책임지지 않도록 국가에서 힘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를 더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 많은 후원과 체계적인 관리가 도입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거나 관련 법률 및 절차를 제정하는 등 우리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고자 만들어진 희망상자, 베이비박스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생명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더 심어주고, 베이비박스 및 보육 시설, 입양 시설 등에 대한 더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더욱 늘고 있는 10대 미혼모들의 사태를 줄이기 위해서 어린 부모가 더 많아지기 전에 청소년 임신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강간 등 성범죄를 뿌리째 뽑을 수 있도록 여성 인권운동, 양성평등 교육 등을 확대해야 한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베이비박스가 아니라 ‘베이비박스가 필요 없는 나라’다.

고양외국어고 김예은

출처 : 경기일보(http://ww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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