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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입양의 그늘> ③관리강화 불구 부작용 여전 본문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2-10-10 /
Hit. 2795
<국외입양의 그늘> ③관리강화 불구 부작용 여전 본문
이중호적 등 문제에 올 8월 입양특례법 개정·시행 비공식 루트·신생아 유기 늘어…"미혼모 지원 강화해야"
연합뉴스입력2012.10.10 07:31수정2012.10.10 07:53
이중호적 등 문제에 올 8월 입양특례법 개정·시행
비공식 루트·신생아 유기 늘어…"미혼모 지원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기획취재팀 = 입양은 다른 사람이 낳은 아이를 내 자식처럼 소중히 키워줄 새로운 가정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행위임은 분명하지만, 어두운 그늘도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허술한 입양 관리·감독 시스템과 사후관리는 국외 입양 아동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정체성 혼란을 초래했다.
올해 8월 입양아의 권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됐으나 강화된 입양조건 탓에 친부모가 양육·입양 대신 아이를 유기하는 등의 부작용이 여전하다.
◇허술한 입양시스템…사후 관리도 엉망 = 국외 입양은 한국전쟁 이후 참전 미군이 전쟁고아를 데려가거나 혼혈 아동 등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미국으로 보내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중반에는 연간 국외 입양인 수가 최고 9천명에 육박하면서 한국은 세계 최대의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금도 우리는 매년 1천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국외로 입양 보내고 있다.
미국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736명을 미국으로 입양 보내, 중국(2천589명), 에티오피아(1천726명), 러시아(970명)에 이어 4번째 아동 수출국의 불명예를 유지하고 있다.
한해 수천 명이 국외로 입양되는 상황에서 입양시스템은 빈틈이 많았다.
허술한 입양 시스템 속에 입양기관이 법원과 구청까지 동원해 호적기록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친부모가 데려간 아이를 대신해 비슷한 용모의 아이를 입양 보내는 일도 있었다.
사후관리는 더욱 허술했다. 입양기관이 입양인의 국적 취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현재 국적 취득 여부가 불분명한 입양인이 2만3천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채 살다가 범죄 등에 연루돼 한국으로 추방당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입양은 사실상의 거래 = 입양은 고아나 부양능력이 없는 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아동을 대신 키워줄 양부모를 연결해주는 숭고한 작업이다.
그러나 입양 과정에는 적잖은 돈이 오가는 거래가 존재한다. 미국의 입양 전문잡지 입양 가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이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데 평균 3만1천687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 가운데 입양 준비금(3천650달러)과 여행 등 기타 경비(6천160달러)를 제외한 수수료는 2만1천877달러다.
또 연합뉴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의원을 통해 확보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입양기관이 아동 1명을 국외로 입양 보낼 때 받는 수수료는 적게는 9천달러에서 많게는 1만4천24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입양기관들은 이 수수료가 아동 의료지원 등에 쓰이며 입양은 절대적으로 영리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홀트아동복지회 홍미경 팀장은 "장애나 질병이 있는 아동의 경우 복지회에서 의료지원을 하는데 영리 목적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업비 예산에서 입양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법인 지원금이나 후원금을 합친 것보다 적다"고 항변했다.
< 표 > 국외입양 아동 1인당 입양수수료 (2011년 2월 기준)
(자료제공 :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에 부작용 속출 =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입양아들은 허술한 제도와 정책 탓에 이중호적, 국적 미취득에 따른 추방 등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에 국외 입양인 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입양아의 인권에 주목해왔다. 특히 출생 정보와 관련한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점을 비판하면서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시행된 입양특례법은 이들 단체의 노력이 투영된 결과물로, 입양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고 입양절차 전반에 걸쳐 국가의 관리·감독 의무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입양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고 입양 전 아이의 출생신고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새로운 부작용도 속속 나오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등에 따르면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입양신청 아동 수는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법이 바뀌었다고 미혼모가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았을 텐데 입양 대상 아동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서울 관악구 난곡동의 주사랑공동체의 집이 원하지 않는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설치한 베이비 박스에 답이 있었다.
지난 2009년 12월 설치된 박스에는 올 9월 말까지 3년여 동안 98명의 아이가 남겨졌는데, 그 가운데 약 4분의 1인 24명(8월 10명·9월 14명)이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단 2개월 동안에 버려졌다.
주사랑공동체의 집 이종락 목사는 "특례법 시행 이후 박스에 맡겨지는 신생아가 급증했다"며 "정식으로 입양 보내려면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친부모의 쪽지가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상에서 개인적으로 입양을 문의하는, 비공식 루트도 성행하고 있다. 특례법 시행 후 포털사이트의 한 불임부부 카페에는 전에 없이 입양을 보내고자 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한 여성은 "입양센터에 전화하니 법이 바뀌어 아이 아빠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빠가 동의하지 않아 입양 보낼 수 없다"면서 신생아를 입양 보내고자 한다고 썼다.
현행법상 돈이 오가지 않는 개인 입양이 불법은 아니지만, 입양에 브로커가 개입해 이익을 챙기거나 입양인의 성장 과정에서 친부모-양부모 갈등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입양을 요보호아동 처리의 주요 해결책으로 삼은 법이 다시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미혼모자시설인 아름뜰의 조선미 원장은 "개정된 법률은 아이를 국외로 보내지 말고 직접 양육하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며 "10대 청소년이 미혼모의 40% 이상인 상태에서 그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에 있는지 곱씹어 보고 미혼모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입양기관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입양 의뢰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며 "일시적 감소일 뿐 제도가 정착되면 입양 의뢰 숫자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비공식 루트·신생아 유기 늘어…"미혼모 지원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기획취재팀 = 입양은 다른 사람이 낳은 아이를 내 자식처럼 소중히 키워줄 새로운 가정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행위임은 분명하지만, 어두운 그늘도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허술한 입양 관리·감독 시스템과 사후관리는 국외 입양 아동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정체성 혼란을 초래했다.
◇허술한 입양시스템…사후 관리도 엉망 = 국외 입양은 한국전쟁 이후 참전 미군이 전쟁고아를 데려가거나 혼혈 아동 등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미국으로 보내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중반에는 연간 국외 입양인 수가 최고 9천명에 육박하면서 한국은 세계 최대의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금도 우리는 매년 1천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국외로 입양 보내고 있다.
미국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736명을 미국으로 입양 보내, 중국(2천589명), 에티오피아(1천726명), 러시아(970명)에 이어 4번째 아동 수출국의 불명예를 유지하고 있다.
한해 수천 명이 국외로 입양되는 상황에서 입양시스템은 빈틈이 많았다.
허술한 입양 시스템 속에 입양기관이 법원과 구청까지 동원해 호적기록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친부모가 데려간 아이를 대신해 비슷한 용모의 아이를 입양 보내는 일도 있었다.
사후관리는 더욱 허술했다. 입양기관이 입양인의 국적 취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현재 국적 취득 여부가 불분명한 입양인이 2만3천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채 살다가 범죄 등에 연루돼 한국으로 추방당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입양은 사실상의 거래 = 입양은 고아나 부양능력이 없는 부모가 친권을 포기한 아동을 대신 키워줄 양부모를 연결해주는 숭고한 작업이다.
그러나 입양 과정에는 적잖은 돈이 오가는 거래가 존재한다. 미국의 입양 전문잡지 입양 가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이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데 평균 3만1천687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 가운데 입양 준비금(3천650달러)과 여행 등 기타 경비(6천160달러)를 제외한 수수료는 2만1천877달러다.
또 연합뉴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의원을 통해 확보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입양기관이 아동 1명을 국외로 입양 보낼 때 받는 수수료는 적게는 9천달러에서 많게는 1만4천24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입양기관들은 이 수수료가 아동 의료지원 등에 쓰이며 입양은 절대적으로 영리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홀트아동복지회 홍미경 팀장은 "장애나 질병이 있는 아동의 경우 복지회에서 의료지원을 하는데 영리 목적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업비 예산에서 입양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법인 지원금이나 후원금을 합친 것보다 적다"고 항변했다.
< 표 > 국외입양 아동 1인당 입양수수료 (2011년 2월 기준)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에 부작용 속출 =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입양아들은 허술한 제도와 정책 탓에 이중호적, 국적 미취득에 따른 추방 등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에 국외 입양인 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입양아의 인권에 주목해왔다. 특히 출생 정보와 관련한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점을 비판하면서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시행된 입양특례법은 이들 단체의 노력이 투영된 결과물로, 입양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고 입양절차 전반에 걸쳐 국가의 관리·감독 의무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입양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고 입양 전 아이의 출생신고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새로운 부작용도 속속 나오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등에 따르면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입양신청 아동 수는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법이 바뀌었다고 미혼모가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았을 텐데 입양 대상 아동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서울 관악구 난곡동의 주사랑공동체의 집이 원하지 않는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설치한 베이비 박스에 답이 있었다.
지난 2009년 12월 설치된 박스에는 올 9월 말까지 3년여 동안 98명의 아이가 남겨졌는데, 그 가운데 약 4분의 1인 24명(8월 10명·9월 14명)이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단 2개월 동안에 버려졌다.
주사랑공동체의 집 이종락 목사는 "특례법 시행 이후 박스에 맡겨지는 신생아가 급증했다"며 "정식으로 입양 보내려면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친부모의 쪽지가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상에서 개인적으로 입양을 문의하는, 비공식 루트도 성행하고 있다. 특례법 시행 후 포털사이트의 한 불임부부 카페에는 전에 없이 입양을 보내고자 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한 여성은 "입양센터에 전화하니 법이 바뀌어 아이 아빠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빠가 동의하지 않아 입양 보낼 수 없다"면서 신생아를 입양 보내고자 한다고 썼다.
현행법상 돈이 오가지 않는 개인 입양이 불법은 아니지만, 입양에 브로커가 개입해 이익을 챙기거나 입양인의 성장 과정에서 친부모-양부모 갈등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입양을 요보호아동 처리의 주요 해결책으로 삼은 법이 다시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미혼모자시설인 아름뜰의 조선미 원장은 "개정된 법률은 아이를 국외로 보내지 말고 직접 양육하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며 "10대 청소년이 미혼모의 40% 이상인 상태에서 그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에 있는지 곱씹어 보고 미혼모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입양기관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입양 의뢰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며 "일시적 감소일 뿐 제도가 정착되면 입양 의뢰 숫자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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