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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주사랑장애인공동체를 운영하는 이종락 목사가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넣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베이비박스는 미혼모가 낳은 아기나 장애아가 길거리 등에 위험한 상태로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됐다. 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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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 아기 넣는 곳 →”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택가 골목 전신주에는 이 같은 팻말이 걸려 있었다. 팻말을 따라 10m가량 골목 계단을 올라가자 건물 외벽에 창가 밑으로 ‘베이비 박스’라고 쓰인 작은 문이 보였다. 문 옆에는 “불가피하게 아이를 돌보지 못하거나 키우지 못할 처지에 있는 미혼모 아기와 장애로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거나 버리지 말고 여기에 넣어주세요”라고 써 있었다.
이곳은 이종락 목사(55)가 운영하는 ‘주사랑장애인공동체’ 건물. 이곳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지체장애아동 12명이 살고 있다. 이 목사는 둘째 아이가 장애아로 태어나 14년간 병원생활을 한 뒤 그때부터 병원에서 버려지는 아이를 한두 명씩 데려오기 시작해 어느새 12명의 아버지가 됐다.
이 목사는 “연간 2000여 명의 장애아동이 태어나지만 그중 240여 명이 병원에서, 100여 명은 길거리 등에서 버려진다”며 “버려지는 아이들이 추위나 감염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