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는 엄마만 출생신고… 버려진 아이로 신고하면 가능
지난해 10월에 태어난 김모군은 아직도 이름이 없다. 사실은 아버지의 성(姓)인 김(金)조차 받지 못했다. 주민등록번호도 없는 무적자(無籍者)여서 건강보험 혜택도 못 받아 생후 6개월 이내에 수시로 맞아야 하는 필수 예방 접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맡길 수도 없는 데다 마땅히 아이를 돌봐줄 친척도 없어 아버지 김모(34)씨가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를 돌보고 있다.
김군이 이렇게 된 것은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해서다. 김군은 태어난 다음 날 편지 한 장과 함께 아버지의 집에 맡겨졌다. 김씨가 잠시 교제했던 여성이 아이를 낳자마자 김씨 몰래 집 앞에 두고 간 것이었다. 김씨는 이 여성이 임신한 사실조차 몰랐다. 유전자 검사 결과 아이가 친자(親子)임이 밝혀졌고 출생 신고를 하러 동사무소에 갔다가 "법 때문에 아빠 혼자서 출생 신고를 할 수 없다"는 답을 듣고 되돌아왔다.
가족관계등록법 46조 2항은 혼인 외(外) 출생자의 신고는 모(母)가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혼인 중의 자녀는 부 또는 모가 출생 신고를 하는 것과 달리 혼외자는 출생 신고자를 어머니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혼부(未婚父) 김씨는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출생 신고를 위해서는 먼저 ○○김(金)씨와 같은 성(姓)과 본(本)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 다음 아버지가 내 아이가 맞다고 자녀를 인지(認知)해야 한다.
김씨는 심지어 김군에 대해 버려진 아이라며 기아(棄兒) 발견 통보까지 했다. 기아의 경우 관할 구청장 이름으로 법원에 성과 본을 만들어 달라고 신청할 수가 있어 비교적 간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아버지의 기아 발견 통보에 난색을 표하며 취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성과 본을 만들기 위해 아버지를 특별대리인으로 선임해야 하는 좀 더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됐다. 현재 겨우 특별대리인 선임까지 끝났다. 김씨는 "하루빨리 아이에게 이름이라도 지어 주고 예방 주사라도 맞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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