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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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버려지는 아이들 보호할 책임 정부에 있다
자신이 낳은 핏덩이를 병원에 두고 도망쳤다가 붙잡혀 경찰에 구속된 20대 산모의 소식은 우리 사회 미혼모 문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영아를 유기하는 산모는 대부분 원치 않는 임신을 한 뒤 뒷감당을 할 수 없는 10~20대 젊은 산모들이다. 가족에게조차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숨기다 몰래 출산했으나 양육할 능력이 되지 않아 유기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마땅한 곳도 없다. 스물다섯 살의 이 산모도 경찰에서 “치료비가 없었다. 돈을 벌어 아이를 다시 찾아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산모는 배우자도 직업도 없이 지인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용직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산모는 경찰조사에서 2013년과 2014년에도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버리고 달아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이 산모는 10대 시절에도 두 차례 출산 경험이 있었다. 당시는 친부가 데려가거나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위탁기관에 보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얘기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왜 이후엔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미혼모에 대한 지원책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사회적 냉대와 불이익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경제적?심리적 지원시스템이 미흡하다는 거다. 또 입양을 보내면 감추고 싶은 개인정보가 노출될 걸 우려해 아이를 유기한다는 거다. 이런 영아 유기 사건이 2011~ 2015년까지 608건에 달한다. 작년에는 109건(잠정)이 발생해 31명이 검거됐다.
갓 세상에 태어난 아이를 버리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현실은 엄연히 상존하고 있다. 심한 경우 전문 의료의 도움을 받지 못해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기도 한다. 지난 2일엔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아이를 몰래 낳아 8일간 욕실과 소화전에 숨긴 여고생이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이 여고생은 임신 사실을 몰랐다가 집 화장실에서 출산했으나 아이가 숨지자 겁이나 신고하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합친다면 영아유기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버려지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내 1호 베이비박스에는 겨울추위가 시작된 지난달에만 하루 한 명꼴로 버려졌다. 가로 70㎝에 높이 60㎝, 두 뼘 정도 되는 이 작은 공간을 8년 동안 거쳐 간 생명이 벌써 1090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혼모들이 제 아이를 버리려는 모진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장 현재 운영 중인 미혼모보호시설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미혼모들이 마음 놓고 찾을 수 있게 편의성을 높이고 시설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의 상담과 지원 등 법적, 의료적 시스템을 널리 홍보하고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생 신고를 하면 아기를 정식으로 입양 보낼 수 있고 기초생활수급 등의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굳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노출하지 않고도 아이를 떼놓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친부모 출생신고의무화를 규정한 입양특례법으로 인해 영아 유기가 더 늘고 있다는 사회복지단체들의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이에게 뿌리를 알려주려는 취지였지만 어려움에 처한 산모 입장에선 당장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미혼모 문제는 여성 건강 보호와 저출산 해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신생아 양육에 대한 국가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미혼모를 따뜻이 품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급하다. 심층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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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형편 어려워서 아기 버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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