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비친 주사랑공동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지난 16일 밤 10시.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 앞에 설치된 `베이비박스`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2층 교회에 있던 이종락 목사(57)가 내려가 박스를 열어보니 생후 1개월 된 여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연분홍색 배냇저고리를 입고 흰색 천에 싸인 아이 옆에는 우유병과 기저귀 한 뭉치가 들어 있는 가방이 놓여 있었다. 쪽지에는 "심장에 구멍이 있고 다운증후군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목사님께 맡깁니다. 잘 키워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이 목사는 이 아이에게 "샛별처럼 아름답게 복 받고 살라"는 뜻에서 `샛별`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벌써 56명째다. 1999년부터 이 목사는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들을 거둬왔다.
이 목사의 아이들과의 인연은 1999년 서울대병원의 한 병실에서 시작됐다. 서울대병원에서 14년 동안 중증 뇌성마비를 앓는 아들을 돌보던 이 목사에게 한 할머니가 다가왔다.
"아저씨, 내게도 뇌성마비를 앓는 어린 외손녀가 있소. 부모가 없어 내가 돌봐왔는데 언제까지 곁에 있어줄 수는 없잖아. 내가 사흘 동안 아저씨를 지켜봤는데 아이를 정성으로 돌보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워서…. 아저씨가 우리 손녀딸 좀 봐주면 내가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겠어."
장애를 지닌 아들을 돌보면서 언젠가 주위에서 받은 도움을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이 목사는 할머니의 외손녀를 맡기로 했다.
이후 어디선가 `이 목사가 장애가 있는 영아를 대신 키워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그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영아를 버리는 부모들 대부분은 죄책감에 아이를 그에게 직접 건네지 못하고 그의 교회 앞 길바닥에 놓고 가곤 했다.
"2007년 겨울 어느 날이었어요. 새벽 3시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얼굴에 피가 채 가시지 않은 갓난아기가 얇은 종이박스 안에 담겨 있었어요. 보자마자 가슴이 `울컥` 하더군요. 아기를 품에 안고 들어오는데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에 버려진 아이들은 한겨울에는 저체온증에 걸리고 한여름에는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었다. 고양이 같은 들짐승들이 아이를 해칠 수도 있다. 영아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이 목사는 2009년 12월 `베이비박스`를 만들었다. 박스는 가로 70㎝, 세로 40㎝, 높이 55㎝에 신생아 1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녹슬지 않도록 스테인리스로 만들었다. 아이를 넣고 문을 닫으면 신호음이 울리게 돼 있다.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아이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호하게 대응했다. 그에게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선천적 장애를 안고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중증 장애아들. 이 목사가 베이비박스를 만들기로 결심한 데에는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해서 적시에 치료받게 하기 위해서기도 했다.
그의 사연은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그가 만든 베이비박스를 통해 안전하게 거둬진 영아는 샛별이까지 21명. 샛별이를 만나기 하루 전 광복절인 지난 15일 아침에도 생후 5개월 된 남자아이 사랑이가 그에게 왔다.
8년 전 이 목사에게 온 주은이는 다운증후군과 심장병 때문에 임신 7개월 만에 제왕절개로 세상에 나왔다가 버려진 아이였다. 체온이 낮고 맥박도 약했던 아이는 치료를 받고 태권도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1학년으로 건강하게 자랐다.
[노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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