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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명꼴 버려지는 아기…입양특례법 개정,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3-09-26   /   2991
이틀에 한명꼴 버려지는 아기…입양특례법 개정,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난해 8월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영유아 유기가 크게 늘어...
 
2013년 09월 26일 (목) 07:58:32 신원경  lovesleep28@beautyhankook.com
 

[뷰티한국 신원경 기자] ‘저는 19살입니다. 입양특례법으로 제가 아이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데, 저는 사정상 그러지 못해 목사님께 맡깁니다. 죄송합니다.’

최근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 입구에 설치된 베이비박스에 갓난아기와 함께 놓고간 편지 내용이다.

   
 
부모에게 버려지는 아기들이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와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 따르면 올해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기는 모두 176명으로 작년 67명의 3배 가까이 된다. 8월 한 달에만 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에 19명의 아기가 버려졌다.

 

서울시 통계만 보면 유기된 영유아는 2010년에 4명이었다가 2011년 22명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 67명, 올해 176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영유아 유기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입양특례법은 친부모가 출생 신고를 해야 입양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입양을 하려는 가정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입양 아동의 인권을 강화하고 아동과 친부모, 입양부모도 모두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개정됐으나 입양 사실을 감추려는 미혼모에게 오히려 부담을 줘 결국 아기를 버리는 선택을 하게 한다고 비판이 일고 있다.

베이비박스는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가 지난 2009년부터 영유아유기 방지를 위해 임시보호소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베이비박스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영아는 관악구청 등을 통해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건강검진을 거친다. 이어 장애아는 장애시설로, 비장애아는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에 임시 위탁한 뒤 일반 보육시설로 보내진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말 주사랑공동체교회 벽에 ‘지금 안은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입니다’라는 문구와 시가 도움을 줄 테니 아이를 버리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판까지 설치했지만 버림받는 아이는 계속 늘고 있다.

   
 
주사랑공동체의 이종락 목사가 C채널의 ‘최일도의 힐링토크 회복’에 출연해 국내 최초 베이비박스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주사랑공동체에서 장애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소문이 나자, 어느 이른 봄, 새벽에 대문 앞 차고에서 태어난 지 사나흘 지난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으로 얼굴이 시퍼렇게 됐고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었으며, 아이를 품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배고픈 고양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섬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집 앞에 아이를 두고 가다보면 한겨울이나 매서운 날씨에는 영아 시체로 발견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두려웠다. 길가에 버려져 죽어가는 어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베이비박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종락 목사는 처음에는 영유아의 유기를 조장한다는 의견 때문에 오해도 많았지만, 실제로 추운 날씨에 버려진 영유아들은 저체온증으로 숨져 신고가 되는 경우가 아직도 종종 있다면서 “나 하나 욕먹는건 상관없다. 일단 아이를 살리는 것이 인간의 최소 기본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이후 베이비박스에 놓인 아이들이 8~9배나 늘었다”며 “사실상 아이를 버리게 만드는 입양특례법은 하루빨리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친부모를 쉽게 찾게 하는 등 입양아동 권리 강화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입양특례법은 생모가 출생신고를 하게끔 하고, 입양 숙려기간을 의무화했다. 또 가정법원 허가가 있어야만 입양이 진행된다.

또한 이 목사는 “법의 취지야 좋지만, 가출한 뒤 임신하거나, 아이 아빠를 모르는 10대 미혼모들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며 “또 불륜이나 성폭행으로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어떻게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베이비박스에 대해 유기를 조장하는 불법 시설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베이비박스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시설물이 아니다. 현재 ‘베이비박스’의 명칭은 각기 달라도 전 세계적으로 독일 80곳, 체코 50곳, 이탈리아 10여 곳, 헝가리 12곳, 폴란드 16곳, 그 외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일본, 중국 등에도 있다. 특히 중국에서 주사랑공동체의 베이비박스 내용이 언론에 보도 되면서, 중국에도 베이비박스가 생겨 버려지는 수많은 아이들이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틀에 한 명꼴로 버려지는 영유아를 가슴으로 키워줄 부모를 찾는다. 입양 대상은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아동을 포함해 서울시 양육시설에서 보호되고 있는 유기아동 전체다.

 

시는 유기아동을 입양할 경우 필요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입양수당 및 축하금도 지원한다.

13세 미만 아동일 경우 월 15만원, 중증장애아동 62만7000원, 경증장애아동 55만1000원의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장애아동의 경우 연간 260만원 한도 내에서 진료상담 및 재활 등 치료비용을 지원한다.

지난 8월 공포된 조례에 따라 내년부터는 입양축하금 최대 200만원(일반 100만원, 장애 200만원)과 고등학생 교육비를 예산범위 내에서 지원받게 된다.

만18세 미만 아동을 가정에서 일정기간 위탁 양육하는 대리부모는 20세 이상 60세 미만 성인으로, 아동학대나 성범죄 전력이 없으면 신청할 수 있다.

위탁가정에는 아동 1명당 양육보조금 12만원, 생활보장수급비 36만원, 의료급여와 교육급여(고등학생)가 지원된다. 아울러 대학 입학 시 입학금 300만원, 아이가 18세가 되면 자립정착금 500만원을 준다.이외에도 직업훈련비 분기별 60만원 , 심리치료비, 상해보험 등을 지원한다.

입양을 희망하는 시민은 서울시 아동복지센터, 가정위탁은 서울시 가정위탁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아이들의 인권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아이의 생명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베이비박스는 불법 시설물이 아닌 작고 힘없는 아이를 지켜주는 공간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를 유기하는 부모 또한 소중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길 바란다.

신원경 기자 lovesleep28@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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