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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 논란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4-03-26   /   3159
[시사NIE] 베이비 박스 논란
‘생명 보호’인가 ‘유기 조장’인가
 
[179호] 2014년 03월 26일 (수) 18:04:19 김경숙 기자  inca@veritasnews.kr
 

1. 수박겉핥기

1.1 베이비 박스, 끊이지 않는 논란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베이비 박스’에 버려지는 영아가 늘어났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다시 이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뜨겁다. 베이비 박스는 갓난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남몰래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고안된 일종의 무인 창구이다. 지난 2009년 12월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에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시는 “베이비 박스 설치 이후 전국의 유기 영아들이 관악구 베이비 박스로 몰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베이비 박스는 담장의 일부를 뚫어 가로 70cm, 높이 60cm, 깊이 45cm 크기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 옆에는 “미혼모 아기와 장애로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거나 버리지 말고 여기에 넣어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누군가 아기를 두고 가면 내부에 벨이 울리게끔 되어 있어서 곧바로 관계자가 아기를 실내로 데리고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기는 신고절차를 거쳐 어린이 시립 병원으로 보내지고 이후 해당 보호시설로 가게 된다. 즉, 베이비 박스는 아이를 받는 역할만 하는 것이다. 버려지는 아기를 구하는 장치라는 옹호여론과 아기를 버리기 쉽도록 부추기는 시설이라는 비난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이 시설에 관한 법률적 기준은 없는 실정이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 찬성 - 버려지는 아기 구해야..
찬성하는 입장에서 베이비 박스는 위험에 처한 어린 생명을 살리는 안전장치이다. 그들은 먼저 현실을 직시하자고 말한다.

현실①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 혹은 아기를 양육할 수 없는 사정 등이 실제로 존재한다. 현실② 그에 비해 아기를 맡길 수 있는 보호시설은 부족하다. 현실③ 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부모로서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게 마련이라 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실적 상황을 인정한다면, 주목해야 할 것은 버려지는 영아의 생명이 결정적인 위험에 처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찬성론자들은 묻고―”이를 그냥 두고 볼 것인가?” 답한다―”위험에 처한 영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 필요하다.” 베이비 박스가 그 방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베이비 박스가 가진 익명성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찬성론자들에게는 익명성이야말로 베이비 박스의 현실적 장점이라고 본다. 명칭은 각기 다르지만, 우리의 베이비 박스와 유사한 시설을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헝가리,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이미 설치/운영하고 있다.

1.3 반대 - 영아 유기 부추길 뿐..
반대하는 입장에서 베이비 박스는 생명 유기를 방조하거나 조장하는 위험장치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아기를 버리기 쉽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선 안 된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이다.

반대론자들은 첫째, 아기를 버리기 쉽도록 하는 시설이 실제로 아기를 버리는 사례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본다. 아무도 모르게 베이비 박스에 넣어 보낼 수 있다면, 책임과 고민은 줄어들 것이며 죄책감마저 감쇄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 박스가 없었더라면 아기를 버리는 일에 망설이고 망설이다 결국 버리지 않았을 부모가 한 건이라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점이 베이비 박스의 결정적 결함이라는 이 주장은 소위 ‘미끄러운 경사길 논변’에 기초한다. 가파른 경사에서 조금만 미끄러지기 시작해도 결국 바닥까지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처럼, 남용의 여지를 허용하면 결국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보수적 논리이다. 둘째, 보호시설에 아기를 맡기는 경우와는 달리 베이비 박스의 경우 아기들이 자신의 출생에 대한 정보를 얻을 기회조차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지적이 있다. 결국 반대론자들은 베이비 박스가 가진 익명적 편의성을 문제 삼는다. 버리는 부모에게는 부도덕성을 조장하고, 버려진 아기에게는 비인격적 처우를 강제한다는 것이다.

2. 교과서로 시사이슈 보기
[교과서: 윤리]

단원: Ⅳ. 한국윤리 및 사회사상의 정립
1. 현대 한국 사회의 윤리적 문제
(1)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
- 등장배경 : 8.15 광복 이후 수많은 좌절과 고통, 산업화와 민주화에 따른 결과
- 물질만능주의 : 지나친 물질적 욕구의 추구 → 물질 문화와 정신 문화의 괴리로 인한 가치관 혼란 초래(문화 지체 현상)
- 이기주의 : 개인적 이기주의를 넘어 다양한 집단 이기주의로 표출 → 사회 통합, 국민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
(2) 도덕적 삶에 대한 관심 부족
- 도덕적인 삶에 대한 교육 현실 : 원론적, 형식적인 지식 습득 위주
- 도덕적 삶에 대한 사회 현실 : 치열한 생존 경쟁, 도덕적 삶을 정신적 허영심과 현실회피로 인식
- 도덕적 삶의 소중함 필요

2. 현대 한국 사회의 사상적 문제
(1) 근대화에 따른 문제점
- 서구적 가치관의 자연스러운 유입에 따른 변화
- 근대적 가치관과 전통적 가치관의 충돌

3. 윤리 사상적 문제의 해결방향
(1) 윤리적 문제의 해결방안
- 내면적 가치의 소중함을 인식
- 공동체에 대한 배려, 상생의 삶
- 가치관 정립과 도덕성 회복을 위한 사회의 전반적 노력이 요구됨
(2) 사상적 문제의 해결방향
- 서구의 가치관과 전통적 가치관의 장점을 조화

3. 대학별 논술과 시사이슈

3-1. 출제 사례
- 2010 숭실대 수시 : 사회적 병리현상과 타인의 고통 해결
- 2010 동국대 수시 : 사회 공동체 내에서의 개인의 행동 유형
- 2010 덕성여대 수시 :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 2012 서강대 수시2차 : 상대 마음의 상태에 대한 이해
- 2012 고려대 수시 : 자유의 제한
- 2012 인하대 수시 :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 2013 경희대 수시2차 : 사회 공동선 추구의 문제점
- 2014 이대 모의논술 : 사회적 통제

3-2. 출제의 맥
베이비박스가 없이 길거리에 아기들이 내버려지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리고 이들이 왜 버려지는가를 생각해보라! 물론 예전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도 ‘업동이’라고 하여 부잣집 대문 앞에 자녀를 버리거나 일제치하에서도 먹을 것이 없어서 자녀를 다른 집에 하인으로 보내는 것은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의식주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자녀들의 의식주라도 챙겨주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현재의 ‘베이비 박스’ 문제는 이런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인식의 문제와 부모의 자격의 문제이다.

상위권 대학교에서는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가치관 충돌, 인식의 한계, 비인간화의 문제 등을 출제하고 있다. 이번 호의 주제인 ‘베이비 박스’의 문제도 결국엔 인간성 상실의 시대가 낳은 비극의 한 단면인 것이기 때문에 대학별고사에서 출제될 수 있는 아주 좋은 한 사건인 것이다. 이렇듯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충격적인 비인간적 단상을 볼 수 있는 사건들은 많다. ‘개똥녀 사건’ ‘집단 악성 댓글’ ‘아동 성폭력’... 이런 주제들이 이미 출제가 되었으며, 이번 호의 ‘베이비 박스’도 좋은 출제거리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우리 수험생들도 이번 호의 내용을 보고 주먹만 불끈 쥘 것이 아니라, 출제될 영역에 대한 교과서 공부도 함께 해야 한다.

또한, 이 주제는 ‘사회의 윤리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대학에서는 개인의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윤리도덕적 한계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논의하고자 한다. 그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공동선은 과연 무엇이고 그것에 대한 안티세력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의 문제도 매우 중요하고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한 사회가 지향하고자 하는 공동선이 개인과 충돌할 경우도 있고, 집단적으로 충돌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아기에 대한 생명권은 중시해야 하지만, 현재의 베이비 박스 사건이 계속 증가추세로 된다면 그것은 정말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개인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도덕성이 황폐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문학적 교육이 정말로 절실함이 주장되어야 할 것이다. 교과서에서도 이에 대한 정확한 지적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윤리 교육이 매우 형식적이고 지식 위주로 진행되고 있음은 이미 많은 학자들이 지적해온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며 그 문제점이 ‘베이비 박스’와 같은 폐단으로 사건화되고 있음을 통렬하게 인식해야 한다.

4. 수험생에 대한 조언
우리 사회에 대한 병리적 현상에 대한 양심적인 학자들의 진단은 수십 년 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비도덕적인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줄줄이 관련되어 있는 사회면 신문을 볼 때마다 필자는 역겨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니코마스 윤리학’에서 “한 인간의 성품은 공공성 속에서 파악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어떤 사람과의 관련성 속에서 존재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합하여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속담에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으나,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우리 속담은 문제가 많다. 그 개인의 성품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의 성품은 그 사회의 보편 윤리적 수준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회윤리의 수준이 향상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가 인문학적 소양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대폭적인 수술이 불가피하지만, 인문학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회 병리 현상을 그대로 지닌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으니 그것을 기대하기란 매우 요원할 듯하다. 하지만, 시대 양심으로 거론되는 교수님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Leading Group이 될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이와 관련된 문제를 질문할 것이다. 대학별 고사가 입시에서 없어지는 날까지...

/총괄집필: 송지현 원장(대치, 분당 송지현대입캠프학원장)
/발제 및 분석집필: 송인혁 선생(대치 송지현학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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