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비친 주사랑공동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렸지만, 버리지 못한 곳
포토 다큐멘터리]
버렸지만, 버리지 못한 곳
에디터_ MBC 이성배 아나운서 |사진_ 추상연(추상연 스튜디오 대표)
베이비박스.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산모가 작은 철제 박스 안에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유기되는아이들의안전을위해만들어졌다. ‘주사랑공동체’의 베이비박스는담장을 뚫어 만든 것으로 가로 70㎝, 높이 60㎝, 깊이 45㎝의 공간으로 되어 있다. 담장 벽에는 ‘미혼모 아기와 장애로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지 말고 여기에 놓아 주세요’ 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주사랑공동체의 담벼락에 위치한 베이비박스. 베이비박스 옆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를 남겨 놓았다.
▲ 차가운 쇠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베이비박스의 문이 열린다. 며칠 전 또 다른 아기가 이곳에 버려졌다.
▲ 베이비박스 옆에는 종이와 펜을 구비해 놓았다. 아이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라도 남겨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 10대들이 자주 온다고 하는데, 어린 엄마는 이 길이 얼마나 무섭고 멀게 느껴졌을까.
▲ 주사랑공동체 간판 밑에 비교적 작은 글씨로 베이비박스 아기 놓아두는 곳의 위치를 알려 주고 있다. 차가운 날씨에 간판마저 몸을 떨고 있었다.
▲ 가파른 언덕을 숨 가쁘게 올라오면 주사랑공동체 바로 옆에 계단이 보인다. 그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거기, 담벼락 한 자리를 차지한 베이비박스가 보인다.
▲ 장애를 가진 아이가 또 다른 장애아를 힘겹게 안는다. 처음엔 카메라를 부끄러워 하다가 나중엔 씨익 하고 웃어 보인다.
▲ 이종락 목사의 가족 사진. 2010년 4월 이전에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은 이종락 목사가 키우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장애아들이다. “전에는 한 달에 2명꼴로 들어왔는데 2012년 8월 이후부터 갑자기 아홉 배나 뛰었어요. 입양특례법이 그해 8월 5일부터 시행됐거든요. 미혼모들이 출산을 해도 어디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아기를 버리고 가는 미혼모들을 만나면 입양특례법 때문에 아기를 버릴 곳이 없어서 죽이려고 했다는 말을 많이 해요. 정말 끔찍하죠.” -이종락 목사
▲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교회 이종락 목사는 답답한 듯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를 꺼냈다기보다는 쏟아냈다. 비난받는 것에 대한 억울함보다는 법이 현실과 너무 먼 현실에 대한 속상한 마음이 더 커보였다. “밖에서 베이비박스 문을 열면 소리가 나기 때문에 10초 안에 달려가 아기를 보듬습니다. 우선 아기가 위험한 상태인가부터 살피죠. 호흡도 보고 맥박도 살핍니다. 탯줄이 달려 있으면 탯줄을 깨끗이 닦고 자르죠. 저는 의사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신생아를 키워왔으니까요.”
“예전에 아기를 다시 찾아간 엄마도 있었어요. 1년 2개월 만에. 여기에 자기가 쓴 기록이 있기 때문에 경찰서를 통해서 아기를 찾았죠. 지금까지 베이비박스를 통해 377명의 아기들이 들어왔는데 다시 찾아간 사람들이 120명 정도 됩니다. 그게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에요.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고 합니다.”
- 이종락 목사
▲ 아기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얇은 이불이 깔려 있다. 불과 이틀 전에 저 작고 작은 베이비박스 안에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신생아가 놓여 있었다. “일단 아이가 들어오면 상태를 살피고 경찰서에 신고합니다. 신고한 뒤 3~4일 있으면 구청에서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 구청에서 종합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아기가 검진을 받습니다. 장애아인 경우 시설로 보내집니다. 우리나라에선 장애아를 입양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전체 입양의 2%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장애아인 경우는 임시보관소에 갔다가 보육기관으로 보내집니다. 보육시설에 간 아이도 선택 입양을 기다리게 되는데, 입양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죠.”- 이종락 목사
▲ “3층에서 아기를 던지고 자기도 5층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던 엄마도 있어요. 그때 그 당시에는 도저히 키울 수가 없어서 아기의 목을 눌렀대요. 누르다 보니까 아기가 경련을 일으키는 걸 보고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싶어서 아기를 끌어안고 그렇게 울었대요. 전 이 생사의 현장에 있잖아요. 탯줄을 달고 들어오는 그 모습. 핏덩이 그대로 말이죠.”- 이종락 목사
▲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종락 목사의 뒤로 방 안에는 이 목사가 돌보고 있는 장애아들이 누워 있었다.
▲ 이 아이들을 위해선 새벽 2시에도 일어나서 석션을 하고 세심하게 돌봐야 한다고 한다.
▲ 한쪽 벽 가득 아이들의 독사진과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
▲ 차가운 쇠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베이비박스의 문이 열린다. 며칠 전 또 다른 아기가 이곳에 버려졌다.
[인터뷰]
“베이비박스에 놓인 아이는 유기아동이 아닙니다”
주사랑교회 이종락 목사
인터뷰_ MBC 강다솜 아나운서|사진_ 추상연
베이비박스를 언제부터 운영하게 되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베이비박스는 2009년 12월부터 만들어졌죠. 전 베이비박스가 뭔지도 몰랐고 지금처럼 이렇게 많은 아기들을 돌보게 될지도 몰랐어요. 단지 저희 대문 앞에, 주차장에 갖다 놓은 아기들을 살리려고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온 것이죠. 2007년 봄에 새벽 2시 20분에 전화가 왔어요. “대문 앞에 아기를 놓았는데 대신 키워주십시오. 장애아입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뛰어 나가 보니까 갖다 놓은 지 꽤 오래 되었더라고요. 아기를 안았는데 정말 섬뜩했어요. 저체온이었거든요. 호흡도 희미했어요. 아기를 얼른 데리고 들어왔죠. 그때 생각이 들었어요. 아, 아기를 살리려면 안전하게 놓을 수 있는 작은 방이라도 마련해야겠다. 그 아기가 세번째였거든요. 교회 앞에 놓인 아기가.
아동유기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그들의 주장은 베이비박스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버린다는 거예요. 하지만 전 이렇게 묻고 싶어요. 어느 부모가, 키울 수 있는데 단지 어렵다고 해서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버리겠냐는 거죠. 지금 10대 미혼모들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베이비박스까지 내몰리기까지 무엇을 했냐는 거죠. 그리고 유기란, 생명을 돌아보지 않고 야산이나 길거리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유깁니다. 살려달라고 추운 겨울에, 더운 여름에 안전하게 살려달라고 갖다 놓는 것이 어떻게 유기입니까. 법적으로도 처벌 근거가 없습니다.
입양특례법 도입 이후 유기아동의 수가 늘었습니다.
입양특례법 개정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출생신고의 의무화(생모가 출생신고-입양절차가 완료되면 가족관계 증명서에서 관련 기록이 삭제되지만, 파양될 경우 아이가 다시 생모의 호적에 오르게 됨), 입양 숙려제(아동의 출생일 7일 이후에 입양 동의 가능), 가정법원 허가제(입양과정을 신고제에서 재판을 통한 허가제로 바꿈). 이 세가지 모두 현실과 너무 먼 이야깁니다. 일단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이에요.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입양이 현실적으로 더욱 어려워져서 유기아동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까?
그저께 들어온 아기들의 엄마도 10대였어요. 중학교 2학년하고 고등학교 1학년. 그 아이들은 엄마, 아빠 몰래 아이를 화장실에서 출산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일주일간 숙려기간을 가지고 자기의 호적에 출생신고를 할 수 있을까요? 이 아이들의 형편은, 아기를 낳고 안전한 곳에 보호한 이후에 빨리 집에도 들어가야 하고 학교도 가야 해요. 만약에 출생신고를 했다고 칩시다. 10대 미혼모의 경우 입양기관에서 입양을 보내려고 하면 양가 부모를 모시고 와야 해요. 이미 남자 쪽은 사라져 버렸는데 어떻게 양가 부모님이 갈 수 있나요. 이게 가능한가요? 또 설령 양가 부모님을 모셨다고 합시다. 그래서 아기가 입양 가기를 기다리는데 남자 아기는 현실적으로 입양이 잘 안 됩니다. 3,000명 넘게 대기하고 있어요. 한국 입양문화가 여자아이를 선호하고 있거든요. 입양을 기다리다가 잘 안 돼서 보육기관으로 보내지잖아요? 그러면 아기는 엄마의 호적에 영원히 있는 거예요. 이 법을 만들 때 이런 걸 고려하지 않고 만든 거죠. 또 입양허가제를 담당하는 판사도 전국적으로 4명밖에 없어요. 2,500~3,000명의 재판을 다뤄야 하는데, 재판은 시간이 참 많이 걸립니다. 입양이 오히려 너무나도 어려워진 거죠.
장애아들을 많이 돌보셔서 병원비를 포함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후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한 달 운영비용이 1,600만 원에서 1,800만 원 듭니다. 어떤 아이는 뇌수술 19번에 가슴 수술을 2번 했어요. 이런 경우엔 병원비가 상당히 들어가죠. 작년에 미국에서 베이비박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어갔어요. 그 다큐멘터리가 샌안토니오 독립 크리스천 영화제에서‘the drop box’라는 제목으로 출품돼 대상을 탔어요. 그래서 영화사에서 법인단체를 만들어서 후원 모금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후원을 받고 있지요. 후원 금액은 모자랄 때도 있고, 조금 남을 때도 있습니다.
이전글 |
베이비박스 등 유기아동 문제 현실로 국내 입양 건수 반토막 |
|---|---|
다음글 |
[중앙일보를 읽고] 베이비박스 기사는 |

이전글
다음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