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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기를 품는 베이비 박스 속에… 外國人 아기들이 늘고 있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4-06-17   /   3299

버려진 아기를 품는 베이비 박스 속에… 外國人 아기들이 늘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이주 노동자 160만명 시대…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 늘어]

입양 기관에 아이 맡기려면 출생 신고, 사전 조사하게 한 2012년 입양특례법 이후 급증
불법 체류 신분의 미혼모들 출생신고 못하는 경우 많아

 
겨울비가 내렸던 지난해 12월 9일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베이비 박스에서 한 남자 아기가 발견됐다. 아기는 눈이 크고 피부가 검었다. 한눈에 봐도 동남아계 아기였다. 박스에는 서툰 한국어로 적힌 편지가 놓여 있었다. 태국인 엄마는 한국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다 성폭행당해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일주일 동안 주사랑공동체에 머물던 아기는 서울의 한 양육기관으로 보내졌다. 베이비 박스 관리를 맡고 있는 정영란(44)씨는 "생김새가 달라 입양도 어렵고 커가면서 놀림을 받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개설돼 400여명이 맡겨진 이곳 베이비 박스에서 외국인 아기가 발견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다.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2012년 8월, 아이를 입양 보내거나 양육기관에 맡기려면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고 사전조사를 받도록 한 입양특례법이 도입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베이비 박스를 찾는 외국인들은 대개 불법체류 신분의 미혼여성 이주노동자라고 한다. 숨어 사는 신분이라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이들로서는 아기를 맡길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베이비 박스에서 발견된 외국인 아기는 10여명이었다. 이종락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의 아기도 맡아줄 수 있느냐는 전화 문의는 그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지구촌사랑나눔 쉼터에서 우즈베키스탄인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예은이가 봉사자의 품에서 잠들었다. 생후 2개월 된 예은이는 한국에도, 부모의 나라에도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해 국적이 없다
 
1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지구촌사랑나눔 쉼터에서 우즈베키스탄인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예은이가 봉사자의 품에서 잠들었다. 생후 2개월 된 예은이는 한국에도, 부모의 나라에도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해 국적이 없다. /윤동진 기자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들이 늘고 있다. 이주노동자 160만명 시대의 뜻하지 않은 그림자다.

베이비 박스에 외국인 아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병원에서 달아나는 이주 여성들도 늘었다. 태어난 지 46일째인 예은이는 국적이 없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엄마(28)는 지난달 2일 경남 창원의 한 산부인과에서 예은이를 낳고는 도망쳤다. 병원은 예은이를 지역 아동보호센터에 보냈지만 센터는 "외국인의 아기는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에서 맡을 수 없다"고 했다. 예은이는 태어난 지 닷새 만에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지구촌사랑나눔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에 오게 됐다.

이곳 대표인 김해성(53) 목사는 수소문 끝에 경남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아기 엄마를 찾아갔다. 그녀는 러시아어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 온 그녀는 공장 동료인 중국인 남성(46)과 동거하다 아이를 가졌다. 출산을 며칠 앞두고 아이 아빠가 사라졌다. 알고 보니 그는 중국에 부인과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었다. 출근을 안 하면 일자리를 잃고 불법체류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산후 조리도 못 한 채 공장으로 달아났다. 아기 엄마는 아이의 이름을 뭐로 할지 생각해본 적도, 아이에게 남기고 싶은 말도 없다고 했다. 품에 안았던 아기를 김 목사에게 돌려주면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김 목사가 "아기를 다시 키우고 싶으면 나중에라도 찾아오라"고 했다. 머뭇대던 그녀는 "생각이 바뀌면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예은이는 김 목사가 지어준 이름이다.

버려진 외국인 아기들은 대개 지역 아동보호센터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6개월이 지나도 부모가 찾아오지 않으면 한국인으로 출생 신고가 된다. 외국인 부모에게서 났다는 기록은 다 지워진다. 피부색과 외모가 확연히 달라도 다른 방법이 없다. 출생 신고가 끝난 후에야 국내에서 입양되거나 양육기관에 보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복지법상 인종과 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든 아기는 양육기관에 갈 수 있지만, 기관 입장에서는 각종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우리 국민이 아니면 받아들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19세 이하 아동 불법체류자는 약 2300여명에 이른다. 불법체류 상태의 외국인 부모 때문에 태어나면서 불법체류자가 된 아이들이다. 그나마 이들은 부모들이 버리지 않은 아이들이다. 무국적 상태에서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들은 누구도 그 숫자를 모른다. 김해성 목사는 특히 "중국 동포나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이에서 난 아기는 외국인인 것을 알 수도 없다"며 "버려지는 외국인 아기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이주 여성이 임신·출산뿐 아니라 양육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비 박스(Baby Box)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영아를 놓고 갈 수 있도록 설치한 상자. 독일·체코·폴란드·일본 등 19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지역 병원·교회·사회복지센터에 설치돼 있다. 국내에선 주사랑공동체교회가 2009년 12월 처음 만들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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