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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특례법 시행 1년…갈곳 잃은 입양 아동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4-09-30   /   3094

입양특례법 시행 1년…갈곳 잃은 입양 아동

입력시간 | 2014.09.30 06:00 | 이승현 기자

입양아 작년 922명,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
미혼모 출생신고해야 입양 가능.."현실성 없다"
입양 조건·절차 까다로워 입양 포기 속출
정부 측 "과도기적 현상, 시간 지나면 정착될 것"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엄격해진 입양제도 탓에 입양되는 아동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으면서 과도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주장과, 아동의 권익을 높이자는 취지는 맞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 “입양하려면 호적 올려라”… 버림받는 아이 늘어

29일 보건복지부의 입양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880명이던 입양 아동은 지난해 2013년 922명으로 절반 이상(51.0%) 줄었다. 2006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1년 새 반토막이 난 것은 작년 8월 시행된 입양특례법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입양특례법은 입양 숙려 기간(7일) 도입과 행정법원 신고제에서 가정법원 허가제로의 전환, 양부모에 대한 자격 심사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가급적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입양이 되더라도 나중에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하며, 일정 조건이 갖춰진 가정에 입양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입양 아동의 인권을 보호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다.

입양 아동 현황(자료=보건복지부, 단위 : 명)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가정법원 허가제다. 법원의 허가를 받으려면 아이의 출생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친부모들이 아이의 출생신고하는 것을 기피하면서 입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김홍중 한국입양가족협의회 회장은 “출생 신고의 경우 입양 아동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인데, 법원이나 중앙입양원 같은 정부 기관에 친부모의 인적 사항과 입양 상담 기록 등을 의무 제출토록 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은 미혼모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 인식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문제로 아기를 버리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유대운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영아 유기는 2012년 139건에서, 2013년 225건으로 61.8%(86건) 증가했다.

◇ 입양 조건 까다로워져 입양 포기 속출

또 입양을 원하는 양부모에 대한 자격 심사가 강화된 것도 입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입양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입양 아동을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양육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춰야 하고 소정의 교육 과정도 이수해야 한다. 입양 절차도 가정 방문 조사, 교육 이수, 가정법원 허가 등으로 최소 7~8개월 이상 걸린다.

입양 조건과 절차가 까다로워지다보니 입양을 결심했다가 포기하는 입양 희망자들도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 입양 단체들의 전언이다. 김홍중 회장은 “양부모의 자격 심사는 단순히 소득이나 학력 수준 등의 숫자와 지표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입양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지금의 제도는 양부모를 범죄인 취급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는 입양특례법의 취지가 현실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기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반박한다. 이 시기가 지나가면 입양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입양 아동의 인권도 보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입양원 관계자는 “입양특례법에 의해 입양 아동이 감소하는 부분도 있지만 입양 대상이 되는 요보호 아동 수가 줄고 있고 미혼모 가정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통계들도 나오고 있다”며 “입양특례법 자체가 문제라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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