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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아기들이 늘고 있다 (1부) 베이비박스는 생명의 박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4-11-26   /   3198

버려지는 아기들이 늘고 있다 (1부) 베이비박스는 생명의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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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새벽 대구의 한 종합병원 여자화장실 창문 틈에 갓 태어난 아기가 비닐봉지에 쌓여 죽은 채로 발견됐다. 죽은 신생아의 엄마인 20대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임신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황당한 진술을 했다. 이처럼 아기를 버리는 사건은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버려지는 영아를 받아주는 ‘베이비 박스’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종락(61.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는 그 원인은 “제도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버려지는 아기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2012년 8월 5일부터 시행된 입양특례법 개정안은 영아를 부모가 직접 키워 입양아의 수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선 역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 69건 이였던 영아유기 사건은 2013년 225건으로 3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베이비박스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자식을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기를 넣고 갈 수 있도록 마련한 상자다. 유럽을 중심으로 설치가 시작돼 독일 100여 곳, 폴란드 50여 곳, 체코 40여 곳 등 세계 각국에 만들어져 있다. 국내에는 서울(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에 한 개, 경기도(군포시 산본동 새가나안교회)에 한 개, 총 두 개의 박스가 있다.

이 베이비박스는 2009년 12월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것을 만들게 된 계기는 2007년 추운 겨울 이 씨가 교회 앞에서 비린내가 진동하는 생선박스 속에 버려져있던 신생아를 본 이후다. 당시 아기는 생선박스 속에서 홀로 울고 있었다. 그 주위엔 덩치가 크고, 사나운 길고양이가 비린내를 맡고 생선박스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자칫하면 고양이가 신생아의 생명을 해칠 것 같다는 생각에 황급히 아기를 챙겼다. 그 후 이 씨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버려지는 아기의 생명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베이비박스 설치를 결심했다.

취재팀은 지난 19일 베이비박스가 있는 주사랑공동체교회를 찾았다. 이곳의 박스는 가로 70cm, 세로 45cm, 높이 60cm(0.09평)의 신생아가 들어가 누울 수 있는 정도의 작은 크기다. 박스 위쪽에는 ‘불가피하게 키울 수 없는 장애로 태어난 아기와 미혼모 아기를 유기하지 말고 아래 손잡이를 열고 놓아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 작은 공간 안쪽 바닥에는 수건이 여러 겹으로 깔렸고, 그 밑으로 열선이 있어 영아의 온도를 따듯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밖에서 박스의 문이 열리면 사무실에 벨소리가 울려 아기가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한 명은 아기를 챙기고 다른 한 명은 아기를 버린 사람을 쫓는다. 어떤 사연으로 자식을 버릴 수밖에 없었는지, 다시 아기를 데려가 키울 의향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때 부모가 자식을 포기할 경우 영아를 경찰에 신고하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로 보내지게 된다.

자식을 버릴 수밖에 없는 사연은 무엇일까? 베이비박스에 아기와 함께 놓여있는 편지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사회적 편견이나 시선 따위보다도 아이와 함께 지금 당장 닥친 현실이 혼자서는 감당이 되질 않는다. 죄송하다’. 이 편지 곳곳엔 흘린 눈물 때문에 잉크가 번진 자국이 선명했다. 다른 편지에는 ‘19살 미혼모에요. 아빠와 할머니가 아기 키우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요’, ‘지금은 우유 40~50ml정도 먹고 있어요. 저녁에 우유를 먹고 나면 10~15분 정도 안고 있어야 잠이 들어요’.
또 다른 편지엔 ‘피부가 많이 건조하니 샤워 후 로션을 꼭 발라주시고, 기저귀 갈은 후에도 엉덩이 크림을 꼭 발라주세요’, ‘더우면 잠도 못자고 계속 투정부릴 수도 있으니 이유 없이 울면 땀 흘리는지 봐주세요’라는 등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베이비박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목경화(42.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박스의 존재가 영아유기를 조장한다”고 했다. 원치 않게 낳은 아이를 쉽게 버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8월 유엔(UN) 아동권리위원회는 “베이비박스는 아이가 부모를 알고 부모로부터 양육 받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중단시켜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사랑공동체교회는 “베이비박스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며 “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영아를 버리는 것보다 박스에 넣고 가는 것이 생명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는 6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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