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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엄마가 너무 못나서"...편지 속 2199명의 참혹한 사연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6-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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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지 이미지 |
| ⓒ 김지영 |
2014년 어느 날 새벽, 한 아이가 베이비박스 앞에 놓였다. 함께 넣어둔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기는 2014년 ○월 ○일 오전 7시 25분 태어났습니다. 여자아이구요. … 임신 5개월부터 아이 아빠는 연락도 두절되고 그 부모님을 찾아봤지만
나몰라라 하시고요. 법적으로 알아봐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만 하고요… 제 애기 잘좀 부탁드립니다."
번호 556. 베이비박스가 보관해 온 수백 장의 편지 중 하나다. 가장 흔히 보이는 사연이다.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가 집계한 베이비박스 현황통계(2026년 1월 기준)에 따르면,
"사랑하는 ○○아, 엄마가 너무너무 미안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키울 수 없어 잠시 떨어져 지내는 것뿐이니까
건강하게 무럭무럭 씩씩하게 크고 있어. 엄마가 꼭꼭 찾으러 갈게… (2018년)"
또 다른 편지(2018년)는 아버지의 손 글씨다.
"미안하다 ○○야. 아무리 설명하려고 노력해보려 해도 미안하다는 말 이상으로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아…
내 아들 ○○야 정말 사랑한다."
글은 짧지만 사연은 참혹하고 절박함은 깊다.
베이비박스 앞에 도착한 사람들이 모두 편지를 남기는 것은 아니다. 아이만 놓고 뛰듯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베이비박스에 가는 아기 수는 왜 줄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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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비박스 |
| ⓒ 김지영 |
베이비박스 입소 아기 수는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다.
감소의 배경에는 적어도 네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 첫째는 출생아 수의 구조적 감소다.
둘째는 분류 기준의 변경이다. 2024년 7월 보호출산제 시행 이후 병원에서 가명으로 출산해 국가에 맡겨진 아이들은
셋째는 복지 지원의 실질적 확대다. 2024년부터 0세 부모급여가 월 100만 원으로 인상됐고 첫만남이용권이 둘째 이상 300만 원으로 늘었다.
넷째는 2020년 10월 신설된 아동보호전담요원과 베이비박스의 상담 기능 강화다.
이 네 요인이 각각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현재의 통계 체계로는 분리해 낼 방법이 없다.
주사랑공동체 통계에서 병원 외 출산 비율은 2018년 12.4%에서 2025년 23.1%로 오히려 상승했다.
왜 그들은 베이비박스를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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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비박스에 오는 사람들 |
| ⓒ 김지영 |
누가, 왜 베이비박스에 오는가. 발생 유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가정상황별로 보면 미혼 어머니 비율이 가장 높지만(2024년 78.8%),
연령대도 다층적이다. 20대가 46~67%로 가장 많지만 10대 청소년도 4~19%를 오간다.
이 분포는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이들이 왜 다른 합당한 경로?병원, 지자체 상담, 복지관?가 아닌 베이비박스를 택했는가.
제도의 이면을 보여주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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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비박스 이후 아이들이 간 경로는 시설이 압도적이다. |
| ⓒ 김지영 |
아이들의 시설행, 그 이유는 제도의 구멍이었다. 베이비박스를 거친 아이들의 53%(최근 3년 평균)가 시설로 갔다.
베이비박스 아동은 경찰 신고 → 구청 인계 → 병원 검진 → 서울시아동복지센터(일시보호소)로 이어지는 절차를 거치지만,
그러나 편지들은 이런 제도의 이면을 말하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의 그늘진 곳에 늘 있어왔던 딱한 사연의 주인공들.
2018년의 한 편지는 "혼자라도 키우겠다 키웠지만, 당장 아이 병원비조차 해결할 수 없어서"라고 썼다.
"엄마는 ○○ 싫어서도 아니고 미워서 널 보내는 것도 아니야.
엄마가 너무 못나서 ○○을 많이 사랑해줄지도, 웃고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어서… (2018년)"
못난 엄마라는 자책은 어디서 왔는가. 제도는 임신과 출산의 위기를 다룰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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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아동 통계는 세 개의 기관이 각각 다르다. 세 개의 통계 안에 가려진 아이들이 있다. |
| ⓒ 김지영 |
보호출산제 시행 이후 통계만 보면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를 수치로 추적하면 세 개의 통계가 각자 다른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보건복지부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에서 유기를 원인으로 한 보호조치 아동은
결국 경찰 접수 건수(연 100~180건대), 검찰 기소·확정 건수(연 한 자릿수~십수 건), 복지부 보호조치 건수(연 30~169명)는
주사랑공동체의 2199명은 그나마 어딘가에 닿은 아이들이다. 편지라도 남겨진 아이들이다.
2018년 작성된 한 편지가 보이지 않는 그 아이들이 실제는 어떤 존재들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같이 살기 위해 잠시떨어져지내는 거야. ○○아. 정말 엄마 우리 ○○이 너무너무 사랑하고 엄마한테 와줘서 고마워…
빨리 만나는 그날까지…우리 너무 슬퍼하지 말고 용기내 씩씩하게 버티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편지 곳곳에서 숨 가쁘게 묻어나는 이 편지에 부정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참고 통계 출처]**
-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 「기자&방송 인터뷰 관련 정보제공 ? 베이비박스 현통계(2026년 1월 기준)」
- 보건복지부,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연도별 (2020~2024)
- 보건복지부, 「2024년 출생통보제 및 위기임신보호출산제 시행 실적」 (2025)
- 통계청, 「출생통계」 연도별 출생아 수 (2015~2024)
- 서울신문 (2022), 경찰청 영아유기 접수·기소 통계 보도
- 아동복지법, 입양특례법, 위기임신보호출산법 관련 조항
*이 기사에 수록된 편지는 주사랑공동체의 협조로 제공되었으며, 아동 및 부모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모든 개인정보는 익명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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