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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신문 월드리뷰] "평생 가슴에 묻은 죄, 생명 살리는 사랑으로 갚고 싶었습니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6-07-29   /   57

70대 노부부, 베이비박스에 1억 원 익명 기부… 소아마비 아내의 회개와 믿음이 만든 생명의 헌금
젊은 시절 낙태의 아픔 품고 살아온 아내 "하나님 믿은 뒤 얼마나 큰 죄인지 깨달아"
30년 공직과 LP가게로 모은 평생의 결실
이종락 목사 "돈이 아니라 회개와 사랑, 믿음이 담긴 가장 귀한 헌금이었다"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가 베이비 박스를 설치하고 마무리 작업인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제공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가 베이비 박스를 설치하고 마무리 작업인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제공 

 

27일 서울 금천구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에는 한 노부부의 조용한 발걸음이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후반의 부부는 평생 모은 돈 1억 원을 베이비박스에 기부한 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돌아섰다.

사진도, 감사패도, 언론 인터뷰도 모두 사양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기부하고 싶습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에는 평생의 신앙과 눈물, 그리고 회개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

기부는 남편이 아니라 아내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를 안고 살아온 아내는 어느 날 남편에게 조용히 말했다.

"우리에게 주신 것을 필요한 생명을 위해 드립시다."

남편은 아내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기도하며 뜻을 모았고, 평생 모은 재산 가운데 1억 원을 버려지는 생명을 살리는 베이비박스에 헌금하기로 결심했다.

아내에게는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아픔이 있었다.

젊은 시절, 낙태를 선택했던 기억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왔다.

예수를 믿기 전에는 그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깊이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신앙을 갖고 성경을 배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자신의 선택을 하나님 앞에 눈물로 회개했다.

 

삽화= AI 활용
삽화= AI 활용

 

그 회개는 오랜 세월 마음속에서 계속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베이비박스 사연을 접하게 됐다.

버려질 뻔한 아이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는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희망을 찾아 베이비박스를 두드린 부모의 사연과 그 아이들이 살아나는 이야기는 마음을 깊이 흔들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 질문은 결국 평생 모은 재산을 내놓는 결단으로 이어졌다.

남편 역시 아내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30년 동안 공직에서 성실하게 근무한 그는 넉넉하지 않은 월급을 아끼며 살아왔다.

퇴직 후에는 LP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며 생활비를 보탰다.

한때는 음악 애호가로 붐볐던 가게였지만 지금은 LP를 찾는 마니아만 드물게 찾는 작은 공간이 됐다.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 바로 이날 베이비박스에 전달된 1억 원이었다.

부부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내는 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고, 정신질환을 앓는 자녀 때문에 버려지는 아이들의 아픔을 남의 일로 생각할 수 없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이종락 목사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분들은 많은 고난을 겪은 분들입니다. 아내는 오랫동안 회개의 눈물로 기도해 오셨고, 

베이비박스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계속 우셨다고 합니다. 이번 기부는 단순히 돈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회개와 감사, 그리고 생명을 향한 사랑을 드린 헌금이었습니다."

노부부는 끝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세상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하나님만 기억하시면 충분하다고 했다.

1억 원은 숫자로 보면 큰돈이다. 그러나 이 돈은 부동산 투자나 사업 성공으로 얻은 재산이 아니다.

30년 공직생활의 땀과 작은 LP가게에서 번 돈, 장애를 견디며 살아온 세월, 자녀의  장애, 

그리고 젊은 시절의 아픔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살아온 믿음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사랑의 열매였다.

그날 베이비박스에 놓인 것은 단순한 기부금이 아니었다.

한 여인의 회개와 부부의 믿음, 그리고 "다시는 어떤 생명도 버려져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기도가 함께 놓였다.

이름은 남기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름보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날의 1억 원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희망의 씨앗이 되어 조용히 세상을 밝히게 될 것이다. 

 

유영대 기자 asdasd3021005@daum.net

출처: 그신문 월드리뷰 

원본:

https://www.christianwr.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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